가설은 무엇인가

가설이라는 단어를 처음 배운 곳은 아마 과학 시간일 것이다.
현상을 관찰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그에 대한 잠정적인 설명을 세우고 실험으로 확인하는 과정.
맞으면 더 광범위하게 검증되고, 틀리면 다음 가설이 등장한다.
이 반복을 가장 빠르게, 가장 정확하게 수행한 사람이
‘위대한 과학자’라는 칭호를 얻는다.

그런데 이 구조는 과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늘 가설을 사용하고 있다.

집에 들어가 거실 불을 켜자마자 눈앞을 가로지르는
신발만 한(정말 약간의 과장은 있다) 바퀴벌레.
아이는 39도의 열을 뿜어대며
용광로 속 쇳물처럼 뜨거운 기운을 토해낸다.
회사에서는 사직서를 낼까 말까 고민하고,
관계에서는 이별을 꺼낼까 말까 망설인다.

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 오면,
우리 머리는 즉시 이런 ‘가설’을 만들어낸다.

“바퀴벌레, 어디서 들어왔지?”
“열이 이렇게 높으면… 혹시 독감?”
“오늘도 수영장 안 가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저 사람의 행동은 나 때문인가? 상황 때문인가?”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빠르게
**“혹시 ~ 때문 아닐까?”**라는 형태의 가설을 세운다.

그 가설은 대부분 경험에서 나온다.
경험은 정확할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다.
경험이 많을수록 가설 설정 속도는 빨라지지만,
그만큼 자기 기준에 갇히기 쉬워지기도 한다.

문제 앞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네 가지 패턴 중 하나로 움직인다.

  1. 과거의 비슷한 사례를 떠올린다.
  2. 한 방에 해결할 정답을 찾으려 한다.
  3. 정답일 수도 있는 여러 방법을 시도한다.
  4. 외면한다.

이 네 가지 모두 결국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려는 시도다.
정답이 없는 문제일수록,
우리는 가설로 문제의 실마리를 잡고 행동으로 검증한다.

아이 울음도, 바퀴벌레도,
회사 문제도, 관계 문제도,
결국 같은 구조 안에서 해결된다.

가설 → 검증 → 수정 → 재검증.

이 단순한 패턴은
과학자·컨설턴트·경영자·부모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흐르는
문제 해결의 기본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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