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와 창의를 다시 정의하다

프레임씽킹이 창의력을 죽이는가? 오히려 살린다

“틀에 갇히면 창의력이 죽는다.”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창의력을 억누르는 가장 큰 방해물이 ‘틀’, 다시 말해 사고의 기준이나 구조라고 여긴다. 창의는 자유에서 나오고, 틀은 정답을 고정하는 구조이니, 이 둘은 서로 대립된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프레임씽킹은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프레임은 정답을 강요하는 억압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생각을 꺼내고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무작정 자유롭기만 한 사고는 방향을 잃기 쉽고, 논리만 좇는 사고는 확장을 멈추기 쉽다. 프레임씽킹은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잡아준다. 정리와 확장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화된 사고의 습관이다.


실험 하나, 기준이 창의를 만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누군가에게 선물을 고른다고 상상해보자. 소중한 사람에게 줄 선물을 생각해야 한다. 목도리? 장갑? 와인? 다양한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스친다.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던져보자. 만약 ‘30초’라는 제한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선물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 번째는 아무런 기준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선물 목록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쏟아내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하나의 기준을 먼저 세우고 그 기준에 맞는 선물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먹을 수 있는 것’, ‘직접 만들 수 있는 것’, ‘받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처럼 기준을 미리 설정한 후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식이다.

직관적으로는 첫 번째 방법이 더 창의적일 것처럼 보인다. 기준 없이 자유롭게 생각하니,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실험 결과는 전혀 다르다. Finke, Ward, & Smith(1992)의 창의성 실험은 이와 같은 상황을 정교하게 설계했다.

이들은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가전제품을 발명하라’는 과제를 주고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하나는 아무런 조건 없이 자유롭게 생각하게 했고, 다른 하나는 ‘정해진 부품 목록’을 먼저 제시하고 그 안에서 조합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원형 버튼’, ‘고무 재질’, ‘조작부는 3개 이하’ 같은 조건들이 그것이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기준이 제시된 그룹더 창의적이고 실현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떠올렸다¹. 이유는 간단하다. 기준이 있다는 것은 사고의 출발점을 명확히 잡아준다는 뜻이다. 생각은 그 틀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되,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구조화된 창의다. 아이디어는 무(無)에서 나오지 않는다. 프레임(틀)이라는 중심점이 있을 때, 오히려 더 멀리 확장된다.


논리와 창의는 정말 반대일까?

우리는 흔히 논리는 분석의 언어이고, 창의는 통찰의 언어라고 여긴다. 논리는 생각을 쪼개고, 창의는 생각을 날게 한다. 그래서 이 둘은 서로 충돌하는 사고법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와 창의는 끊임없이 만나고 엇갈리며, 결국에는 함께 움직인다.

논리적 사고는 로직트리나 MECE처럼 기준에 따라 문제를 분해하고 정리하는 훈련이다. 반면 창의적 사고는 기존의 프레임을 의심하고, 그 너머를 상상하며 대립 질문을 던지는 힘이다. “나는 지금 무엇에 갇혀 있는가?”, “이 외부에는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프레임씽킹은 이 둘을 연결한다. 사고를 정리하고 구조화한 다음, 그 정리된 구조 바깥을 상상하게 만든다. 논리가 사고의 뼈대를 만든다면, 창의는 그 뼈대에 살을 붙이고 색을 입히는 일이다. 프레임씽킹은 사고의 흐름을 ‘정리 → 확장’이라는 유기적인 구조로 바꿔준다.


창의는 어디서 오는가?

창의가 어느 날 불현듯 떠오른다고 믿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프레임씽킹이 말하는 창의는 연습 가능한 기술이다. 특히 ‘연상력’은 매우 강력한 창의적 도구다. 연상은 하나의 개념에서 다른 개념으로 구조화된 연결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사고의 훈련이다.

예를 들어 ‘사람을 치유하는 제품’이라는 아이디어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음식, 음악, 여행, 식물, 명상 등 다양한 연상 경로를 떠올릴 수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사고의 가지를 치는 것이다. 이런 사고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연상력이고, 이 역시 프레임이라는 기준이 있을 때 더 풍부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창의의 출발점은 언제나 질문이다. 지금 나의 사고는 어떤 기준에 갇혀 있는가? 그 기준을 바꿔보면 어떤 가능성이 열릴까? 좋은 질문은 곧 창의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정리 아닌 확장, 논리 아닌 논리를 넘는 사고

논리적 사고는 사고를 정리하게 하고, 창의적 사고는 사고를 확장하게 만든다. 프레임씽킹은 이 둘을 이어주며,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보게 만들고, 단순한 생각을 다시 풍부하게 확장시킨다. 프레임은 생각을 정리하는 동시에, 그 틀 너머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는 도구다. 논리와 창의성 둘 다 필요한 상황이라면 우리는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지금 당신의 사고는 어떤 프레임 속에 있는가? 그리고, 그 프레임 밖에는 무엇이 있는가?

¹ Finke, R. A., Ward, T. B., & Smith, S. M. (1992).

Creative cognition: Theory, research, and applications.

Cambridge, MA: MIT Press.

실험에서는 두 그룹 중 구성요소 제약조건이 있는 쪽에서 더 다양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더 빠르게 생성했다는 결과가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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